클라우드, 판촉 대신 맛과 품격을 팔다.

 

 

클라우드, 판촉 대신 맛과 품격을 팔다.

 

 

 

'오비 vs 하이트' 의 80년 된 양강 체제에 금이 가고 있다. 출시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롯데 클라우드의 무서운 성장속도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지난 4월 말 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후 약 6개월 만이었

던 지난 10월 말 6,000만 병을 파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롯데주류에 따르면 이는 하루 평균 33만병이 팔려나간 것으로, 1초당 4병이 판매된 것으로 추산된다.

 

인지도 또한 매우 높아져 9월에 클라우드에 대한 인지도는 80%를 넘어섰으며, 최근 소비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응답자 중 약 60%가 "풍부한 맛 때문에 클라우드를 마신다" 고 답변했다. 식음료/주류에서 '맛' 으로 합격점을 받았다는 것은 이러한 열풍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15% 정도 비싼 가격에도 출시 6개월 만에 돌풍을 일으키며, 맥주 시장의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는 롯데주류의 클라우드, 그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클라우드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등장하기 전 2~3년간 한국 맥주시장은 큰 위기에 처해 있었다. 해외

에서 다양한 맛의 맥주를 맛 본 이들이 국내에서도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수입 맥주를 찾으면서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의 외화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 수입 주류 비율 >

 

 

< 맥주 수입량 증가 추이 >

 

또한 최근에는 '수제맥주' 열풍이 불어 닥치면서 맥주 시장은 또 한번 변화했다. 지난해부터 이태원 일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수제맥주 '펍'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밖에서는 수제맥주, 집에서는 수입 맥주' 라는 공식이 퍼져나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존 양강 체제에 또 다른 한국 맥주를 출시하는 롯데가 과연 승산이 있겠냐

는 회의론이 생겨났다. 롯데가 맥주사업 인가를 받은 것이 2011년, 공장을 짓고, 제품을 만들고, 브랜드를 결정하며, 전략을 짜던 2012~2013년, 약 2년간 한국 맥주 시장은 말 그대로 요동치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롯데는 이러한 시장 상황을 기회로

 

 

●  변화한 소비자, 그들의 니즈를 잡아라.

 

 

 

분명 맥주 소비자들의 니즈는 변화하고 있었다. 2000년대가 되자 한국 사회는 급격하게 글로벌화되었고, 외국에서 다양한 맥주를 접했던 사람들이 풍부한 맛과 거품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그런 후에 국산 맥주를 마시니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다. 

 

이 같은 소비자의 변화를 정확하게 검증하기 위해 2012년부터 롯데주류는 철저한 정량조사에 착수했다. 수천 명의 소비자를 상대로 한 여러 차례의 조사에서 실제 소비자들의 생각을 검증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기존의 한국 맥주에 대한 질문에 대다수가 '개성이 없고 독특한 맛이 없다' '풍부하고 깊은 맛이 없다' '세련된 이미지가 없다' 고 답변했다. 중족되지 않은 니즈를 구체적으로 찾아낸 것이다. 맥주의 핵심 구매요인도 찾아야 했다. 맥주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첫 번째는 '브랜드', 두 번째는 '정통 맥주라는 이미지' 라고 답했다. 조사과정에서 수입 맥주의 인기 요인에 대한 해답도 자연스레 얻을 수 있었다. 소비자들이 수입 맥주를 선택하는 이유는 '맛의 다양성' '풍부한 거품' '고급 이미지' 였다.

 

 제품의 방향이 잡혔다.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만들었다. 4월 초, 제품 출시 직전 광고를 내보내면서 '물을 타지 않았다' 라는 카피를 전면에 내세웠다. 약 20년 전, '100% 천연 암밤수' 라는 하이트의 카피 이후 물과 맥주를 연결했던 고리를 끊은 셈이다.

 

 

●  블루오션으로 가자.

 

 

 

- 하이트, 카스 : 가벼운 맛 + 청량감

- 맥스, 골든라거 : 가벼운 맛과 진한 맛의 중간 + 청량감과 풍부한 거품의 중간

- 아사히, 하이네켄 : 진한 맛 + 청량감

- 독일 등 수입맥주 : 진한 맛 + 풍부한 거품       클라우드의 목표 시장

 
하이트, 카스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은 당시 맥주시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롯데주류가 보기에 '이미 무너지기 시작한' 시장이었다. 반면 독일 등 수입맥주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은 가장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새롭게 떠오를 가능성이 높은 시장 (독일 등 수입맥주 시장) 은 국산 맥주업체에게 말 그대로 '무주공
산' 이었다. 독일과 유럽 수입 맥주처럼 '프리미엄'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또한 실제로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 자체가 비용이 더 높다는 것을 감안해 다른 국산 맥주보다 가격을 15% 정도 높게 책정했다. 어차피 거품이 풍부하고 맛이 진한 맥주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더 비싼 수입 맥주를 거부감없이 구매하여 마시고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가격전략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 보지 않았다.

 

 

 

●  다른 국산 맥주와의 차별화, 프리미엄 이미지 획득에 성공하다.

 

 

 

'리얼맥주' '물 탄 맥주는 안녕' '정통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으로 맥주 본연의 깊고 부드러운 맛' 등을 내세우고 새로운 시장으로 진입한 롯데주류의 전략은 적중했다.

 

각종 시음행사에서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클라우드를 맛본 소비자들은 '수입맥주 같다' '맛이 깊다' '부드러운 거품이 많아 독일맥주를 마시는 것 같다' 는 반응을 보였다. '소주 타먹기에는 아깝다' 는 평도 많이 나왔다. 어차피 '소맥' 시장은 클라우드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같은 평가는 사실상 칭찬이었다. 브랜드명 자체도 호평을 받았다. 구름과 같은 형상의 풍부한 거품을 강조 하기 위한 cloud 라는 단어에 Korea 의 첫 글자 K를 넣었는데, 모양이나 어감은 맥주의 본고장인 독일의 느낌을 줬다.

 

 
자연스럽게 광고전략, 이미지 전략도 '거품' '진한 맛' 등을 강조하게 되었다. 즉, 기존의 국산 맥주와 차별화할 수 있었다. 기존 국내 맥주 광고는 천편일률적이었다. 젊은이들의 축제가 나오고 사람들이땀을 흘리다가 갈증을 느끼고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키는 식이다. 그 동안의 국산 맥주가 가지고 있는포지셔닝이 '가벼운 맛 + 청량감' 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라우드는 고급 정통 독일식 맥주가 가지고 있는 시장을 선택했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광고 전략을 구상할 수 있었다. 공식 론칭 전에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물 타지 않은 맥주' '풍부한 거품' 등의 속성을 광고했고, 모델은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맥주 성수기를 앞둔 5월 말에 전파를 탄 광고에서는 '고급' '세련' 의 이미지를 가진 배우 전지현 씨를 모델로 내세웠다. 물론 춤을 추고 땀을 흘린 뒤, 시원하게 마시는 장면은 전혀 없었다. 아주 고급스러운 파티장에 골드 드레스를 입고 모델이 우아하게 등장하는 장면이다. 전지현이 등장하자마자 모든 시선을받고 파티의 주인공이 되듯 맥주 시장에 우아하게 등장한 클라우드가 모든 이들의 주목을 받고 감히 다른 맥주들은 넘볼 수 없는 위치를 갖게 된다는 일종의 상징 이었다.

 

그리고 가을이 지난 이후 나온 두 번째 광고는 역시 우아하고 세련되게 꾸며진 집에 친구들을 부른 배우 전지현 씨가 친구들과 '클라우드' 라고 외치며 건배를 하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는 설정이었다. 30대 여성들이 집에서 우아하게 즐기는 맥주라는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집에서 맥주 를 즐기는 남성들은 물론 여성들까지 공략하는 내용이었다.

 

제품이 공략하는 시장, 특성이 기존 국산 맥주와는 다르다 보니 또 다른 장점도 생겼다. '시원함' 이라는 콘셉트가 없다 보니 '겨울 마케팅' 이 가능해진 것이다. 크리스마트 파티에 등장시킬 수도있고, '추운 겨울 속 따뜻함' 을 이미지화할 수 있다. 

 

 

●  클라우드가 주는 시사점 

 

1 > 판촉보다는 브랜드  

 

많은 식음료 회사를 비롯한 저관여 제품, 소비재 회사들은 초기 시장장악을 위해 저가의 판촉 중심 마케팅을 펼친다. 이는 단기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에 독이 된다. 브랜드를 장기간 가져가고 싶다면 프리미엄 이미지가 필요하다. 비록 가격이 높아 초기에 고전하더라도 시간이 지나 프리미엄 이미지가 형성되면 브랜드 충성도, 애착으로 이어지며 롱런 브랜드로서의 자산 구축이 가능해진다. 단기적 매출 중심의 판촉마케팅은 저가, 싸구려 브랜드라는 독을 품은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비록 시작은 화려하지 않지만 서서히 힘을 내면서 이미지의 저력을 발휘하는 브랜드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2 > 가격을 뛰어넘는 맛, 진정한 가치 끌어내기

 

고객이 어떤 대상에 느끼는 가치는 고객이 경험하는 혜택에서 비용을 뺀 나머지다. 가격이 높아 비용지각이 크더라도 그보다 더 큰 혜택을 느낀다면 고객은 지갑을 열 것이다. 소위 명품이라는 브랜드에 왜 소비자들은 지갑을 여는가? 비록 가격은 높지만 그 브랜드를 통해 얻는 혜택이 가격 이상이기 때문에 지갑을 여는 것이다.

 

불황, 저성장 시대에 무조건 싸게 가야 한다는 분위기에서 클라우드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소비심리가 위축되더라도 가격을 뛰어넘는 '깊고 풍부한 맛' 과 같은 혜택이 있다면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가끔은 기업이 스스로 제공자 관점에서 고객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지 질문해 봐야 한다. 생산자, 제공자 관점의 쉽고 편함을 따지기에 앞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고 충족시키는 본원적 마케팅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3 > 사용확장성

 

그동안 국산 맥주는 시원함, 청량감을 맥주의 포지셔닝으로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속성은 계절특화성을 가지다 보니 다양한 사용 상황으로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의 포지셔닝은 사용확장성을 넓혔다는 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사용상황 확장성은 매출증대,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 증가에 따른 브랜드 자산 확대와 연결되기에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깊고 풍부한 맛이 핵심 속성이다 보니 사계절 모두 통할 것이며, 어떤 음식 상황이나 이벤트 상황에서도 잘 어울릴 것이다. 더구나 깊고 풍부하다는 이미지는 프리미엄 장소나 상황과도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그 확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브랜드가 알려질 기회(상황), 선택될 기회가 많아진다는 의미다.

 

4 > 사용자 확장

 

클라우드는 광고 모델로 30대 중반의 배우 전지현 씨를 선택했다. 이는 사용자 확대를 겨냥한 것으로볼 수 있다. 그동안 맥주 광고의 모델은 주로 30대 젊은층 또는 30~40대 중년 남성이었다. 30대 여성은 그 가운데에서 전후 연령대와 남녀 성별을 아우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요즈음에는 미혼 30대가많아지면서 젊은 이미지의 30대는 20대와 어우러질 수 있다. 2030세대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 이유인데 20대를 묶는 커버링 효과가 나온다. 30대 기혼 여성은 가정에서 30대뿐만 아니라 40대 이상의 중년 남성과도 연결된다. 자연스럽게 3040남성뿐만 아니라 4050남성까지 묶을 수 있는 커버링 효과가 나타난다.



출처: http://blog.mailplug.com/723 [메대리's DIARY]

장
장 기훈
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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